외환보유액 순위

한은이 순위표를 뺀 이유

2026-09-03 · 해설

25년 만에 사라진 표 하나

한국은행은 2026년 9월 3일 발표(8월말 잔액 4,422.8억달러, 전월비 143.3억달러 증가로 역대 최대 폭)부터 보도자료에서 '주요국 외환보유액 순위표'를 뺐다. 이 표는 국가별 보유액을 나열하고 한국의 순위를 매월 밝혀온 자료다. 바로 전달인 8월 5일 발표(7월말 기준)까지는 순위표가 실렸고, 당시 한국은 4,279억달러로 10위였다.

한은이 제시한 두 가지 근거

한은은 순위 변동이 대외건전성과 무관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첫째는 국가별 외환시장 개입 성향 차이다. 보유액 증감은 무역수지나 자본유출입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방어에 얼마나 적극적인지에 좌우된다. 둘째는 금 시가 변동이다. 금을 시가로 평가하는 국가는 국제 금값이 오르면 실제 거래 없이 보유액 총액이 늘어난다.

두 번째 근거는 숫자로 확인된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금을 시가로 보고한다. 2026년 7월 금값(온스당 4,057달러) 기준으로 독일 금 보유분은 4,369억달러, 이탈리아는 3,198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같은 양의 금이라도 장부가로 잡아 48억달러로만 계상한다. 시가로 다시 계산하면 136억달러다. 금값이 한 해 동안 크게 뛰면 시가 보고국은 순위가 저절로 올라가고, 장부가 보고국은 그대로 머문다. 실물 경제의 대외지급 능력과는 별 상관이 없는 움직임이다.

논리는 타당하지만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순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은 과장이다. 다만 순위 하나만으로 국가 간 서열을 매기면 평가 방식이 다른 자산을 동일선상에 놓는 오류가 생긴다는 지적은 합리적이다. 문제는 한은이 순위표를 빼면서 비교 정보 자체를 축소했다는 점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자국 보유액이 세계 몇 위권인지 가늠할 자료가 필요하다.

이 사이트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IMF IRFCL 자료를 기본으로 하고, IMF 비회원인 대만은 중앙은행(CBC) 발표를, 중국은 IMF 제출치와 별도로 SAFE 헤드라인 수치를 함께 표기한다. 금 평가 방식(장부가·시가)도 국가별로 구분해 보여준다. 집계 원칙과 각 항목의 출처는 /methodology/에 전부 공개해뒀다.

장부가 보고국은 한국만이 아니다

금을 장부가로 계상하는 나라는 한국 외에도 여럿이다. 미국은 법정 가격인 온스당 42달러로 고정해두고 있고, 싱가포르도 취득가 기준을 쓴다. 반면 독일, 이탈리아처럼 시가 평가를 택한 나라는 금값이 오를 때마다 총액이 함께 뛴다. 같은 순위표 안에 평가 기준이 다른 나라들이 섞여 있는 셈이라, 표 하나로 서열을 매기면 오해가 쌓인다.

한은의 판단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순위표 삭제가 정보 접근성을 낮춘다는 점도 분명하다. 일반 이용자가 한국 보유액이 세계 어느 위치인지 확인하려면 이제 별도 자료를 찾아야 한다. 이 사이트가 매달 갱신하는 순위표는 그 대안 중 하나다.

광고

현재 순위표 →